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연합뉴스) 한미 양국 군이 지난달 연합부대를 편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시설을 탐색하고 파괴하는 훈련을 최대규모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도 포천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열린 ‘태스크포스 아이언 레인저스’(Task Force Iron Rangers)라는 명칭의 연합부대가 북한 핵·미사일 시설 제거 훈련하는 모습. 2017.3.3 [미 2사단 홈페이지=연합뉴스]

‘저출력核폭탄으로 北核타격’ 美논문 파장

리버 교수, 모의실험 분석
‘가장 무서운 논문’ 평가도

‘북한의 핵시설 5곳을 저출력 핵폭탄으로 정밀 타격하면 인명 피해를 100명 미만으로 극소화하면서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

최근 미 하버드대 벨퍼과학국제문제센터에서 발행하는 저명 학술지 ‘국제안보’ 봄호에서 케어 리버 조지타운대 에드먼드 월시 외교대학 교수 등이 폭발력 0.3kt의 핵폭탄 B61을 사용한 북한 핵시설 예방타격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군사·국가안보 전문가 토머스 릭스는 “그동안 읽어본 논문 중에서 가장 무서운 논문”이라고 논평했다.

월시 교수 등은 B61과 폭발력 455kt의 핵폭탄 W88을 각각 사용했을 경우 북한 핵시설에 대한 파괴 효과와 인명 피해를 비교했다. 분석결과 목표물마다 W88 두 발씩 모두 10발을 지상폭발 방식으로 타격했을 경우 방사능 낙진 영향권에 있는 일본을 제외하고도 한반도에서만 200만∼30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61을 목표물마다 네 발씩 모두 20발 사용하면 낙진 피해는 거의 없이 W88과 마찬가지로 95% 이상의 확률로 모두 파괴할 수 있다.

리버 교수 등은 미 국방부의 컴퓨터 모의실험 프로그램인 위험예측평가역량(HPAC)을 이용해 북한 내 핵폭탄 저장고, 핵미사일 격납고, 이동식 차량발사대 방호시설 등 목표물 5곳이 인구 희박 지역에 은폐돼 있다고 가정하고 모의실험을 했다.

지난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廣島)시와 나가사키(長崎)시에 각각 투하된 리틀보이와 팻맨의 폭발력은 15kt과 20kt였다. B61과 W88 모의실험에서 방사능 낙진 인명 피해가 이처럼 크게 차이나는 것은 B61은 폭발력이 작을 뿐 아니라 방사능 낙진이 대량 발생하는 ‘낙진임계선(fallout threshold)’보다 높은 곳에서 공중폭발시키기 때문이다. W88도 이론적으로는 낙진임계선 이상의 고고도에서 폭발시키면 방사능 낙진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목표물 타격 정밀도가 낮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낮은 상공이나 지상폭발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리버 교수 등은 “핵폭탄 투발 체계의 정확도가 혁명적으로 향상돼 인명 피해가 적은 저출력 핵폭탄으로도 적의 핵 무력을 파괴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밝혔다.

릭스는 “저출력 핵폭탄 사용을 통한 핵 무력화 논의는 핵의 선제 불사용이라는 국제 원칙을 깨는 행위”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