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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장관 인사 배경

지역주의 타파 김부겸 행자
“지방분권·균형발전 적임자”

국토부 장관후보자 김현미
주요자리에 여성중용 실천

정치인 장관으로 관료 개혁
非文계 발탁 탕평원칙 유지
인사검증 논란 돌파 의도도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명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임기 초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문(비문재인) 성향으로 분류되던 김부겸·김영춘 의원을 발탁해 탕평의 원칙을 유지함으로써 임기 초반 불거진 인사 논란이 편파·코드 인사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조각을 구상하면서 관료 사회 개혁을 위해 정치인 출신 장관 입각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의원 입각이 삼권분립 측면에서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정당정치를 통한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문 대통령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 관료나 교수 등 전문가 출신들을 임명했을 때 ‘디테일’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공직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오는 것이 좋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김부겸 의원을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지명해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등 주요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블랙리스트’(문화계 인사 지원 배제 명단) 논란, 세월호 재조사 문제 등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는 국회에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도종환 의원과 김영춘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각종 민원 사항이 집중되는 국토교통부에는 여성인 김현미 의원을 지명해 중량감 있는 자리에 여성을 중용한다는 기조를 이어갔다. 김부겸·김영춘 의원의 경우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강조했던 영남 민주세력의 복원이라는 의미를 살리는 인사로도 해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가 결정되는 31일까지 추가 인선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청와대가 이날 인사를 발표한 것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집중되고 있는 검증 공세를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당 출신 인사를 우선 발표할 경우 제청권 논란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지금까지 현역 의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가 전혀 없는 것도 고려 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발표된 4명의 후보자가 위장전입 등 인사 5대 원칙을 위반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장관 후보자 발표를 계기로 검증이 완료되는 인선에 대해서는 차례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 절차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국회와의 대치 국면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다. 더 이상 인선을 미루면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과 대화를 하는 중에 인사 발표를 하는 건 야당과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봤다”며 “어제 국회와 야당의 반응을 지켜본 만큼 오늘 정도는 발표해도 우리의 진심을 충분히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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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불모지 대구서 당선
행자부 김부겸

대구 출신의 4선 의원인 김부겸 신임 행정자치부 장관 지명자는 재야 운동권 출신으로, 온건 진보파로 분류된다. 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또다시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한 뒤 1991년 3당 합당에 반대한 세력이 남은 ‘꼬마 민주당’에 입당했다.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 경쟁의 정치를 기치로 내세우며 경기 군포를 떠나 대구행을 선택했지만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셨다. △경북 상주(59)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16·17·18·20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18·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동중앙선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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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시인… ‘블랙리스트’ 폭로
문체부 도종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명자는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해직된 경력이 있는 교사 출신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치계에 첫발을 디딘 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 흥덕 지역구 의원에 당선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위한 문학진흥법을 대표 발의했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블랙리스트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문화인이지만 원만한 인품으로 보수 진영과도 대화가 통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충북 청주(63) △충북대 국어교육학과 졸업 △충남대 대학원 문학 박사 △1984년 시인 등단 △전교조 청주지부장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19·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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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국회 예결위원장 거쳐
국토부 김현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과 정무2비서관을 지냈고 2007년 대선 때 정동영 후보 선대위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고, 예리한 비평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의정 활동 중에는 소탈한 성격과 행동으로 의원들 사이에도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지난해부터 여성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조정 능력도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재위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서민 주거에 관심을 쏟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 정읍(54)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청와대 정무2비서관 △17·19·20대 국회의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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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개혁성향 86그룹 정치인
해수부 김영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지명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당내 개혁성향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인품이 온화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부산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출마해 당선되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1987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해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이후 2003년 김부겸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0년 민주당으로 옮긴 후 야인 시절을 거쳐 고향인 부산에서 3선에 성공했다. △부산(55)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석사 △16·17·20대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김병채·이근평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