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25일 끝나고 다음 주 국회 임명동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케이스로서, 줄줄이 이어질 인사 검증의 잣대도 된다는 점에서 국민의 관심도 집중됐다. 과거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이 후보에게 총리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될 만큼의 심각한 흠결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인 출신의 4선 의원에다 전남도지사를 지낸 경력에 비춰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결코 사소하지 않은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배우자의 위장전입, 그림 강매 의혹, 청부 입법 논란 등은 실망스럽다. 이에 비해 안보관 등 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장전입은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 제시한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공직 인사 배제 5가지 항목 중에 해당되고, 청와대 사전 검증 과정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 이를 위반한 공직자가 하도 많아 필수품처럼 돼 버렸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 후보의 부인은 1989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주소지를 옮겼는데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 처음엔 실제 거주했다고 했으나 이 후보자는 “나중에 기억을 살려냈다”며 위장전입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 아들 병역 문제도 이 후보의 설명을 들어보면 어깨 탈구로 수차례 진정에도 병무청에서 불가 판정을 받았고, 면제 이후 7차례 뇌 수술을 받았던 정황을 보면 이해는 되지만, 진료 자료 제출 거부는 의심을 키웠다.

이 후보 본인과 직접 관련된 사안도 결코 가볍지 않다. 대한노인회 관계자의 정치 후원금을 받고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의혹에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하면서 장사했겠습니까”라며 부인했지만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있다. 전남지사 경선 과정에서 당비 5000만 원을 대납해 유죄 판결을 받은 측근을 출소 후 도지사 정무특보로 기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실형에 대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에 명쾌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국민이 총리에게 바라는 도덕성과 자질 기준은 매우 높다. 국회는 과거처럼 당론(黨論)을 정해 여야 대결로 치달을 것이 아니라 ‘자유투표’를 신속히 실시해 가부를 가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