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入國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로 재직해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 강경화 귀국 첫 일성

“北도발땐 제재강화” 말했지만
“인도적 지원은 인류 보편가치”
‘北오판 부를 우려’ 지적도

“위안부재협상 더 공부 필요”
즉답은 피하고 신중한 대응
“위장전입문제 소상히 밝힐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25일 귀국 첫 일성으로 밝혔다. 인도지원과 민간교류 등 비정치적 영역부터 북한과의 접촉면을 넓혀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지만,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 후보자는 이날 새벽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대북)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 대해 해야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기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며 “그것이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강 후보자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사무차장보 등을 거치며 국제무대에서 인권·인도주의적 위기 문제를 다뤘던 경험에서 비롯된 소신을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추가 도발이 있으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외교 사안에 대해서는 업무보고를 받은 다음에 좀 더 깊이 있는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는 자신이 북핵 외교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북핵은 한반도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이기에 유엔에서도 여러 번 다뤄졌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통역을 3년간 맡았을 때 북핵이 큰 이슈여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몇 차례 대답을 삼가다가 “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강 후보자가 여성인 데다 인권 문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대답에 관심이 쏠렸으나 즉답을 피한 것이다. 전날 외교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김기정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위원장(현 국가안보실 2차장)은 “새로운 장관(강 후보자)이 오시면 인권 전문가니 아마 그런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한 리뷰(검토)와 좋은 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강 후보자는 이어 자녀 이중국적 문제와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2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근처 사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