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추모객들 노란 물결
‘탈모’노건호씨 삭발머리 눈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23일 이른 아침부터 수천 명의 추모객들로 붐볐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온 마을을 휘감은 분위기였다. 노란 스카프를 두르거나 노란 티셔츠를 입은 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큰절을 하거나 눈물을 훔치는 추모객들이 많았다.

묘역 입구에는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등이 보낸 조화가 추모객을 먼저 맞았으며 특히 추모객들은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구모(68) 씨 3자매는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해 봉하에 왔다”며 “노 전 대통령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대구에도 숨은 진보가 많다”고 말했다. 자매들은 “노 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이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이 군 생활을 했던 강원 원통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노현석(69·경남 합천군 합천읍) 씨는 “노 전 대통령을 너무 빨리 떠나보내 참으로 애석하다”며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만 끝까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묘역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졌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두리 씨는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22일 하루 휴가를 낸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양산 사저를 출발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사저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권 여사는 오찬으로 가정식을 준비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내외와의 오찬에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와 형 건평 씨 등 가족이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국회의원과 지인 등 추도식 참석자들을 위해 육개장 등 300인분의 점심을 따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와 건호 씨는 전날 밤 가족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제사를 지냈다. 권 여사는 시간이 흘러서인지 힘들어하던 모습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건호 씨는 삭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호 씨는 탈모로 관리가 힘들어 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은 오후 2시부터 봉하마을에서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문 대통령 인사말, 건호 씨의 유족 인사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된다.

김해=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