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7월3일에 전당대회
“집단 지도체제” - “단일 체제”
黨주도권잡기 계파대립 예고

정우택 원내대표 불출마 선언

자유한국당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할 전당대회를 7월 3일에 개최하기로 22일 결정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 일정이 윤곽을 드러냄에 따라 당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친박(친박근혜)계의 행보도 빨라지게 됐다. 홍 전 지사는 당권 도전에 마음을 굳히고 예정일보다 빠른 내달 초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정국에서 침묵을 지키던 친박계 역시 당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 한국당은 다시금 극심한 계파 대립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대선 이후 당 내외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당 사무처의 실무적 검토를 거쳐 결정했다”며 전대 일정을 발표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 대표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 절반도 채우지 않고 원내대표직을 사임한다면 당의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앞섰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제1야당으로서 국회 내 정국 대응의 중요성이 막중한 만큼 각종 원내 협상과 인사청문회, 입법과제 대처 등 원내대표로서의 책무에 전념할 것”이라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에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던 친박계는 즉각 반발했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여러 변명을 대고 있지만 구차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지도체제 현상 유지냐 변경이냐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친박계는 수적 우위를 앞세우며 집단적 지도체제로의 변경을 주장하지만, 홍 전 지사는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단일지도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맞서고 있다. 당 재선 의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지도체제 변경 문제를 두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전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의견 수렴을 한 후 조만간 의원총회와 비대위를 거쳐 결론을 낼 방침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지사는 늦어도 내달 초 귀국해 당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홍 전 지사 측은 “1년 남은 지방선거 전까지 당을 대표할 얼굴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의원이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당내 조직력을 한데 모을 구심점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