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조영욱(왼쪽부터), 이승모, 백승호, 이상헌이 21일 전주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훈련 도중 벌칙을 주고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U-20 월드컵대표, 내일밤 조별리그 2차전

아프리카에 이어 이번엔 남미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한국 대표팀이 23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양대산맥에 비유되는 아르헨티나와 격돌한다.

대표팀의 출발은 무척 훌륭했다. 대표팀은 20일 열린 기니와의 조별리그(A조) 1차전에서 3-0의 압승을 거뒀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에 0-3으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잡는다면 16강 진출은 확정적이다.

잉글랜드가 기니와의 2차전에서 승리하면 한국과 잉글랜드가 2승을 챙겨 승점 6으로 A조 1, 2위로 16강에 오른다.

아르헨티나는 U-20 월드컵 최다 우승국(6회). 하지만 승산은 충분하다.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서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일단 키가 작다. 잉글랜드와의 1차전 선발 11명은 평균 175.6㎝였다. 특히 수비수 4명은 평균 176㎝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대표팀의 기니전 선발의 평균은 182.1㎝이고, 특히 수비수의 평균 신장은 186.7㎝로 10㎝ 이상 크다. 따라서 제공권 장악에 유리하다. 대표팀은 기니전에서 195㎝의 장신 정태욱(아주대)이 후반 36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어시스트, 백승호(180㎝·FC 바르셀로나 B)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넣었다. 반면에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의 도미니크 칼버트 르윈에게 헤딩슛을 허용, 0-1로 끌려갔다. 세트피스 상황을 포함, 과감하고 빠른 문전 크로스로 장신의 이점을 살린다면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을 무너뜨릴 수 있다.

게다가 단신인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스피드마저 떨어진다. 아르헨티나는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좌우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뒷공간이 열리며 침투, 돌파에 취약하다.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서 3실점 중 2실점이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따라서 이승우(170㎝·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 조영욱(177㎝·고려대), 백승호 등 삼각편대가 적극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든다면 골문을 쉽게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5명의 촘촘하게 배치된 미드필드진이 무척 강하다. 특히 정확하고 빠른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틈을 노린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에 패했지만 볼 점유율에선 59%-41%로 우세했고, 슈팅 수 역시 22-7로 앞섰다. 따라서 중원에서 맞불을 놓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다. 중원에서 맞서다간 아르헨티나의 점유율 축구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라인을 두껍게 운영하면서, 역습을 활용하고 특히 신장의 우위를 살리는 전략이 요구된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1차전의 경기 내용과 개인 기량은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보다) 훨씬 좋았다”며 “(아르헨티나전을) 더욱 집중해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니를 상대로 선제골과 1도움을 챙겼던 이승우는 “아르헨티나는 남미 최강인 만큼 결코 얕볼 수 없다”며 “철저하게 준비해 아르헨티나를 꺾고 편안하게 16강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