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매입한 금괴를 일본으로 운반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13억 원 상당의 금괴를 가로채 일본 야쿠자에게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홍콩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운반 중이던 금괴를 가로채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30) 씨 등 9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운반책인 공범 B(여·21) 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2일 인천공항 내 탑승 게이트 앞에서 한국인 무역업자가 홍콩에서 가져온 시가 13억 원 상당의 1㎏짜리 금괴 29개를 건네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금괴를 후쿠오카로 운반해주면 사례비를 주겠다는 무역업자의 제안을 받고 운반책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하지만 이들은 사전에 금괴를 빼돌리기로 모의하고 일본 야쿠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10억 원에 금괴를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판매 대금을 개인당 5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씩 나눠 가졌고, 수입차 구매나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일본엔 개인당 금괴를 4㎏까지 반입할 수 있는데, 금괴 무역상은 일본 관세를 피하고자 대량 구매한 금괴를 여행객이나 운반책 여러 명에게 사례비를 주고 나눠 반입하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괴 무역상의 수법을 알고 있던 A 씨 등은 일단 금괴를 받은 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일본 오사카(大阪)의 야쿠자에게 돈을 받고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김기윤 기자 cesc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