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탄신 620주년을 기념해 한글을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글의 아름다움을 타이포그래픽 측면에서 조명하는 국제 학술대회가 마련된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세종의 혁신정신과 타이포그래피’라는 주제로 16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국내외 저명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및 학자들을 초청,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천문학, 농법, 음악, 과학 그리고 한글 창제에 이르기까지 혁명에 가까운 혁신 정책을 펼쳤던 세종의 정신을 계승하여 우리 사회가 직면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특히 디자인 분야에 세계적 혁신 사례 분석을 통해 한글 타이포그래피 분야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마련되었다.

본 대회의 기조 강연은 영국왕립예술학교 커뮤니케이션아트 학과장인 네빌 브로디(Neville Brody)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교장인 안상수 씨가 맡았다. 네빌 브로디는 1980~1990년대 전통에 얽매이지 않은 독창적인 발상과 실험적인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으로 주목받았고, 안 씨는 오래된 원칙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안상수체를 디자인한 주인공이다.

또한 1990년대에 활자주조소 타이포테크(Typotheque)를 설립하고 2000년대에는 폰트대여시스템인 폰트스탠드(Fontstand)를 개설한 네덜란드 타이포 디자이너 피터 빌락(Peter Bil‘ak)과 홍콩 최고의 그래픽 디자인상을 수상(1994∼96)하고 수많은 브랜드를 재탄생시켜 브랜드 닥터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토미 리(Tommy Li) 그리고 일본어와 알파벳 등의 문자를 해체하여 새로운 문자개념을 탐구·실험하는 신세카이 타이포 연구회 설립자이자 일본 타이포조합 대표인 데쓰야 쓰카다(塚田哲也)가 국외 발표자로 참여한다. 이와 함께 칸 국제광고제 대상, One Show 대상, D&AD 대상, CLIO 대상, ANDY Award 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닌 이지원 국민대 교수와 런던 영국왕립예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타이포잔치 총감독을 맡고 있는 홍익대 안병학 교수가 국내 연구자로 발표를 맡았다. 학술대회의 종합토론 질의와 사회는 현 한국타이포그래피학회 회장 유정미 교수가 진행한다.

본 대회는 1, 2부로 나누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1부는 KBS 박은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축사와 라틴 타이포그래피의 신화적 디자이너 매슈 카터(Matthew Carter)의 축하 영상, 그리고 기조 강연으로 이루어진다. 2부는 ’비단‘의 퓨전국악 공연으로 시작하여 네 명의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되며 모든 발표는 동시통역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다. 아울러 폐회와 함께 기조 강연자인 네빌 브로디와 안상수의 사인북 각 5권을 청중 추첨을 통해 깜짝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