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정책전달 효율 고심
경찰, 자율성 강화방안 모색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직제개편을 통해 외교안보수석과 치안비서관 등을 폐지하자 관련 부처는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청와대가 전일 대통령 비서실 산하 외교안보수석실을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국가안보실(NSC)로 이관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안보실장의 성향에 따라 외교 영역의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동안 외교안보수석의 보고 라인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으로 이원화돼 있던 것이 안보실로 단일화된 데 대해서는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운영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경우 외교안보수석이 비서실장을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었지만 안보실장이 혼자 외교·통일·국방 등 여러 부처의 입장을 조율하게 되는 만큼 위험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시절 군 출신이 독점했던 안보실장 자리에 균형감 있는 인사가 임명될지 외교부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결국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 인사와 운영의 문제”라면서 “안보실장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정책 혼선이 줄어들 수도, 부처 간 이견이 봉합되지 못한 채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와대가 정무수석실 안에 있던 치안비서관을 폐지한 배경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찰은 청와대에서 비서관 자리 하나가 없어진다는 이유로 아쉬워하면서도 일단 외형적으로는 “경찰 인사나 정책 등에 있어 청와대와의 소통 창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반응이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각 부처에서 파견되는 비서관을 싹 정리했는데, 비서관을 두면서 통치하는 것보단 부처의 책임과 자율성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치안비서관은 폐지됐지만, 국정상황실에 안전·치안 부문이 포함돼 있어 당연히 업무가 수평 이동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경찰 홀대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고 직접 책임지고 일을 처리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청와대 조직개편 방향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인지현·최준영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