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장관 등 하마평 무성
여성 의원 대거 입각 가능성
“통합 표방… 등용엔 한계”

문재인 대통령이 새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구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발탁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 “이번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밝힌 만큼 역대 정부에 비해 더 많은 당내 인사들이 청와대나 내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 관련 하마평이 무성해지면서 여권 내에서 기존의 폭이 좁은 친문(친문재인)계를 넘어 신주류, 즉 신문(新文)계가 뜨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청와대와 민주당 안팎에서는 새 정부 내각에 누가 참여할지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위원장을 맡았던 조윤제 전 서강대 교수와 이용섭 전 의원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 장관에는 주제네바 대사 출신의 정의용 전 의원과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국민성장 연구위원장을 맡았던 김기정 연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국방부 장관에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4성 장군 출신의 백군기 전 의원,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거론된다.

법무부 장관에는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과 신현수 전 청와대(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 등이 오르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도종환 의원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이 꼽힌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양승조 의원과 김용익 민주정책연구원장 등이 거론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는 이개호 의원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외에도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김부겸 의원,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의원 등도 입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성 장관을 대폭 늘리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인 만큼 여성 의원들이 대거 입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의원 외에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유은혜 의원, 김현미·진선미 의원 등도 입각 가능한 인물로 우선 거론된다.

내각과 달리 청와대 참모진에는 당내 인사들의 참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서실장에 51세로 젊은 임종석 전 의원이 임명된 데다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청와대로 자리를 옮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대위 전략본부장을 맡았던 전병헌 전 의원이나 최민희 전 의원 등 전직 의원들은 내각뿐 아니라 청와대 참모로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 대부분은 원조 친노(친노무현), 친문이라기보다는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도왔던 인사들이다. 새로운 주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대통합정부를 표방한 만큼 여권 인사들을 등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구상은 국민의당과 정의당, 바른정당 등의 합리적인 인사들은 다 정부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대통합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여당의 기득권을 보장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