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불길을 잡아라 강원 삼척시의 산불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도계읍 늑구리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산불 진화를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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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 지자체, 올 439건 분석
입산객·농민 부주의가 대부분
산림 100m이내 불법소각 적발
과태료 부과 건수 해마다 증가세

강릉 성산면 산불 강풍에 재발화
주택33채 태워 이재민만 311명

전국 곳곳에서 임야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이 대부분 입산자 실화와 불법 소각 등 개인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의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8일 산림청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올 들어 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총 439건의 산불 원인 중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논밭두렁 소각 등 농민 부주의로 인한 인재(人災)가 전체의 63.5%인 279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일 오전 11시 42분쯤 발생해 사흘째 계속되며 현재까지 약 100㏊의 산림을 초토화한 강원 삼척시 도계읍 점리 인근 야산의 산불은 등산객 등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고 있다. 또 6일 오후 3시 30분쯤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에서 발생한 산불도 대관령박물관 맞은편 야산 정상 부근 일명 넘밭골에서 시작된 입산자 실화로 추정된다. 이 산불은 7일 오후 일시 진화된 듯하다가 오후 9시를 전후해 강풍을 타고 재발화하면서 현재까지 임야 50㏊와 주택 33채를 집어삼키고 311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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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봄철에 빈발하는 대형 산불은 불법 소각 중 야산으로 번지는 실화(失火)도 주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농민들의 안전 의식에도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6일 오후 2시 13분쯤 경북 상주시 사벌면 덕가리 가막골 뒷산에서 과수원 종사자가 지난해 사용했던 배 봉지를 태우다 야산으로 옮아붙으면서 발생한 산불은 7일 오전 10시 38분쯤 주불이 진화되기까지 20시간 동안 임야 13㏊를 태웠다. 또 등산객 김모(여·60) 씨가 불길을 피하다 실족해 숨지고 일행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 지역 산불 감시원인 김모(65) 씨는 “온종일 산불 취약 농촌지역을 돌아다니며 방송하거나 직접 만나서, 산림 인접 지역에서는 소각하지 말라고 일깨워도 뒤돌아서면 불을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도통 말을 안 들어 감시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도시의 젊은 사람들도 부모를 돕는다며 찾아와 허가 없이 과수원 쓰레기를 태워 화재 출동하는 경우도 있다”며 “산불예방 의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산불이 이 같은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자 정부와 지자체는 산불방지 감시원 운영과 예방 활동 등에 매년 2000억 원 이상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무단 입산으로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수는 매년 200∼250건, 화기 물질을 갖고 입산한 등산객 적발 건수도 매년 40∼50건으로 줄지 않고 있다. 또 산림 당국이 해마다 산불조심 기간에 전국 1만1000여 명의 산불 감시원을 배치해 계도에 나서지만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 농업부산물과 폐비닐 등 불법 소각행위로 적발돼 과태료를 부과당한 건수도 2012년 274건, 2014년 473건, 2016년 528건으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전국에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작은 불씨가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국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척 = 고광일·상주 = 박천학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