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아닌 ‘대통령’ 신분으로 당선증 수령
선관위 “위원장이 직접 전달하는 방식 유력”

제19대 대통령은 당선이 결정된 즉시 임기가 개시된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대선 이튿날인 1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당선인을 확정하면 당선인은 곧바로 대통령 신분을 취득한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2개월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이듬해 2월 취임식을 통해 비로소 대통령 직무가 개시되던 기존 대선과는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중앙선관위는 10일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에 전체회의를 열어 개표 결과에 따라 ‘당선인 결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여기까지는 5년마다 열렸던 대선 절차와 동일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선 중앙선관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부터 신임 대통령으로서 임기가 개시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당선증을 교부 받는 이도 기존 ‘대통령 당선인’에서 ‘대통령’으로 바뀐다.

선관위는 김용덕 중앙선관위원장이 직접 당선인에게 대통령 당선증을 전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 경기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당선증을 수령하던 종래 관습은 대통령에 대한 의전상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앞서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당시 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이던 임태희 의원이 당선증을 받아갔다.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당선인을 대신해 이상수 선대위 총무본부장이 당선증을 수령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선증 교부의 상대방이 이미 임기가 시작된 대통령이란 점에서 특별한 예우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선관위원장이 직접 대통령 당선인에게 당선증을 전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당초 각 후보자에게 당선증 수령 방식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지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선서를 진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그 직전에 당선증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