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분주한 투표소 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마포구청 직원들이 서울 상암동 마포창업복지관에서 투표소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유권자 4분의1 이상 사전투표
지역 선관위에 보관된 투표함
개표 때 봉투서 일일이 꺼내야

후보자 역대 최다인 13명 달해
분류기, 한번에 최대 12명 처리
2명은 하나로 묶은뒤에 수작업

투표 마감시간 오후 8시까지
2시간 늦춰지며 개표도 지연

제19대 대선은 개표가 마감되는 시간과 당선인 윤곽이 드러나는 시간이 역대 대선 중 가장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개표 종료 시점을 대선 이튿날인 10일 오전 6~7시쯤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19대 대통령 당선인을 확정하는 중앙선관위 전체회의도 오전 8~10시에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늦어지면서 당선인 윤곽도 10일 오전 2시가 넘어서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선거에서는 투표 당일 자정을 전후로 당선인이 대략적으로 가려졌다. 역대 대선 개표 마감 시간은 15대(1997년) 다음 날 오전 5시 45분, 16대(2002년) 다음 날 오전 1시 40분, 17대(2007년) 다음 날 오전 3시 10분, 18대(2012년) 다음 날 오전 5시 8분이었다. 이번 대선의 개표 시간도 15대 대선(7시간30분) 때보다 더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개표가 늦어진 것은 19대 대선이 보궐선거로 치러져 투표 마감 시간이 오후 8시로 2시간 늦춰진 데다 대선 사상 처음 치러진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예상을 뛰어넘어 26.0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 1107만여 명(사전투표율 26.06%)의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 결과가 담긴 투표함은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 내 별도의 장소에 보관돼 있는데, 관외 선거인 투표는 개표할 때 일일이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서 꺼내는 추가 작업이 필요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후보자가 역대 최다(最多)인 13명이나 되는 점도 신속한 개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투표지 분류기(자동으로 투표용지를 후보별로 분류해 주는 기기)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최대치는 12명이다. 이렇다 보니 군소 후보 중 2명은 하나의 분류함으로 묶은 뒤 이후 선거사무원이 다시 수작업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또 정확한 개표를 위해 심사계수기 속도도 분당 300장에서 절반 수준인 150장으로 처리 속도를 늦췄다. 여기에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일반 대선보다 투표 시간이 2시간 연장돼 개표 시작 시간도 이만큼 늦춰진다. 또한 투표율이 높을 경우 투표지가 많아 개표 시간이 길어진다. 이번 대선은 15대 대선 이후 처음 80%가 넘을지 주목된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면서 이번 대선의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는 시간도 이전과 달리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선자 윤곽은 대개 개표가 70~80% 정도 진행되면 나타나는데, 이번엔 다음 날 오전 2시 이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관계자는 “개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투표소와 개표소 각각 17곳을 지정해 한국선거방송에서 전 과정을 생중계하고 개표 결과는 투표구 단위로 세분화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일반 유권자 2000여 명과 정당·시민단체·학회·언론 등에서 추천받은 인사 18명으로 구성된 ‘개표사무 참관단’이 모든 과정을 참관한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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