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정부 요구 따른 지연
추가비용 보전해주는 게 맞아”

기획재정부가 세월호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에 기존 계약금 916억 원 외에 300억 원 정도를 더 주자는 해양수산부 요청을 거부했다. 해수부는 정부 요구에 따라 공정이 지연된 만큼 상하이샐비지에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게 맞다며 예산 당국과 추가 협의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일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요청한 예비비(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해 책정해 둔 예산) 중 선미(배꼬리)에 리프팅빔(인양받침대)을 넣는 작업이 길어진 데 따른 추가 비용 지급 부분에 대해 ‘불수용’ 입장을 통보했다”며 “계약 내용과 국가계약법 등 관련 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해수부가 상하이샐비지에 추가 지급하려던 300억 원은 세월호 선미에 리프팅빔을 설치하기 위해 선미 부분 해저면을 굴착하다 공정이 지연된 데 따른 손실 보전 명목이다. 상하이샐비지는 발파 등의 방식으로 해저면을 없애려 했지만, 정부는 선체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굴착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저면의 암석이 예상보다 크고 단단해 굴착이 불가능했고, 결국 선미를 들어 올려 리프팅빔을 끼우는 방식으로 공정을 변경하다 보니 작업이 5개월 지연됐다.

상하이샐비지는 작업 지연에 따라 늘어난 장비대여료와 인건비 등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고, 해수부가 이를 받아들여 예산 당국에 계약금 증액을 신청했던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 요구에 따른 작업 지연이기 때문에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며 “기재부와 추가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거부는 했지만 기재부도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선체조사위원회 업무에 인양 과정에 대한 지도·점검이 포함된 만큼 위원회 활동이 끝난 뒤 다시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인양 전체 비용 1020억 원 외에 상하이샐비지 소속 잠수부들의 수중수색비 70억 원 등 추가 비용 130억 원에 대한 예비비 지출안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됐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