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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가 말하는 해법

“대학 캠퍼스 이전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숙의(熟議) 민주주의’가 시급합니다. 학생과 교수, 대학본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하는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신광영(사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와 홍익대 등 캠퍼스 이전을 놓고 학내 갈등이 끊이지 않는 대학들에 이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합의해 가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옳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타협과 절충을 반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교수가 제시하는 갈등 해결 방식의 핵심은 대학 내 구성원들이 공동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학생과 교수, 대학본부가 서로의 입장을 공감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대학 캠퍼스 이전 문제는 다양한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라며 “학생과 교수는 캠퍼스가 이전하면 주거 문제부터 생활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고, 대학본부도 학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피치 못하게 캠퍼스를 이전해야 하는 처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다.

신 교수는 공감대 형성이 없는 ‘밀어붙이기식’ 이전 방식은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캠퍼스 이전 일정을 대학본부가 짜놓은 계획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면 학내 갈등을 심화시키고 추진 일정이 더욱 늦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과거에는 대학 등 우리 사회가 상위 권력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해도 수긍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민주주의가 정착된 요즘 사회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전 지역 주민들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신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캠퍼스 이전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도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캠퍼스 이전이 진행되는 것을 우려했다.

신 교수는 대학본부에서 제2, 제3 캠퍼스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세대의 경우 서울 신촌캠퍼스와 인천 송도캠퍼스의 역할을 명확히 분리하고 송도캠퍼스가 신촌캠퍼스의 역할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초기에 갈등을 빨리 봉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