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금지기구 창립 20돌

1997년 설립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화학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강조했다.

아흐메트 위쥠쥐 OPCW 사무총장은 26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OPCW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 등을 언급하면서 “악마의 무기(화학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세계 공동의 목표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이어 화학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세계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축하 영상 메시지에서 “최근 중동을 비롯한 많은 교전 지역에서 화학무기 금지에 대한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난 20년간 OPCW가 해온 노력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베트 쿤더스 네덜란드 외교장관은 “계속되는 화학무기 사용은 OPCW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히며 OPCW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OPCW 회원국 대표 등이 참석했다.

192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한 OPCW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 화학무기 비축량의 95%를 폐기했으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3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에서 발생한 사린가스 공격 의혹과 북한 요원들에 의한 김정남 VX 신경작용제 테러 사건 등으로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