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백 이어 팰리스戰 교체 출전
평점 6.36… 상승세에 찬물

4-2-3-1 땐 2선 공격 기용
3-4-2-1 땐 손흥민 제외돼
타오르던 토트넘 화력 식어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2경기 연속 침묵했다. 손흥민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4게임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빼어난 성적을 남겼지만 최근 2경기에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 15일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9호 골을 넣어 차범근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세운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골과 동률을 이뤘지만,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 사용설명서’를 잘못 읽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됐다. 골을 넣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3일 첼시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선 공격수인 손흥민을 수비수인 윙백으로 기용했다. 수비 포지션이 어색했던 손흥민은 1-1이던 전반 42분 태클을 시도하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펄펄 날던 손흥민을 윙백에 이어 교체 투입하면서 손흥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토트넘이 1-0으로 승리했지만, 유럽축구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 닷컴은 손흥민의 평점을 6.36으로 매겼다. 종료 직전 교체 출전한 키런 트리피어(6.04), 전반전만 소화한 빅터 완야마(6.34)에 이어 팀 내에서 3번째로 낮다.

포체티노 감독은 4-2-3-1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삼는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뒤를 손흥민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받친다. 지난 15일까지 토트넘은 4-2-3-1로 4연승을 거두며 13득점(1실점)을 올렸다. 그런데 23일 첼시와의 경기에선 3-4-2-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2선 공격수로 2명을 투입할 때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제외하고 알리, 에릭센을 선택한다.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전반에 3-4-2-1 전술을 펴 손흥민을 제외했고, 후반 들어 4-2-3-1로 바꾸면서 손흥민을 기용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했던 4-2-3-1을 3-4-2-1로 바꾸면서 토트넘의 화력은 사그라들었다. 3-4-2-1로 치른 최근 2경기에서 토트넘은 3골을 넣는 데 그쳤고 4실점 했다. 날개 공격수 2명을 기용할 때 손흥민을 제외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15일까지 손흥민은 5득점과 1어시스트를 챙겼고 알리는 2득점과 3도움, 에릭센은 1득점과 2도움이었기 때문이다.

주춤하고 있지만, 손흥민이 4월을 멋지게 마무리할 기회는 남아있다. 토트넘은 다음 달 1일 0시 30분 아스널과 홈경기를 치른다. 현지시간으론 4월 30일 경기. 손흥민이 아스널과의 게임에서 공격포인트를 보탠다면 생애 두 번째로 이달의 선수로 뽑힐 수 있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손흥민처럼 4월 들어 5골, 1어시스트를 거뒀지만 27일 맞대결에서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