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선심 수당 年 8兆… 洪·安·劉·沈은 비용추계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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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후보 복지수당 공약 분석

文, 기초연금 인상 4조4000억
安, 성평등 관련 비용 8000억
洪·劉, 육아휴직급여한도 인상

“사후복지성 공약 한번 도입땐
다시 무를수 없어 심각한 폐해
국가재정에 엄청난 부담될 것”

19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청년수당, 아동수당 등 ‘퍼주기식’ 복지 수당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문화일보가 19일 문재인(더불어민주당)·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유승민(바른정당)·심상정(정의당) 등 주요 정당 대선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집과, 정책 발표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문 후보는 연간 8조 원이 넘게 소요되는 각종 수당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후보들은 대부분 소요 비용 추계조차 내놓지 않은 채 각종 수당 공약들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소요 비용 추계나 재원 조달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은 공약들은 실제 이행되지 않는 헛공약이 될 공산이 크다”며 “이행되더라도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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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도 아니고 ‘조’ 소리 나오는 각종 수당 공약들 = 문 후보는 0∼5세 아동들에게 월 10만 원의 아동 수당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는 여기에 드는 연평균 비용은 약 2조6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여성들에게 3개월간 월 5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출산 수당’ 공약에 드는 비용은 연 4800억 원이며, 청년들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구직촉진수당’을 위해선 연평균 54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여기에 육아휴직 급여 인상(연평균 4600억 원)과 기초연금 인상(연평균 4조4000억원) 등까지 모두 합하면 문 후보가 내놓은 수당 공약의 총비용 추계는 8조4800억 원이다.

안 후보는 소득하위 80% 이하 가구의 만 0∼11세 아동들에게 월 1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여기에 드는 비용은 5조1000억 원이나 기존 자녀세액공제 등이 없어지면 실소요액은 3조3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또 안 후보는 성 평등 관련 공약으로 육아휴직 급여 한도를 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올리고 휴직 3개월 동안은 통상 임금의 100%를 보장하는 공약을 냈는데, 배우자 출산휴가 30일 보장 및 급여 도입에 드는 비용까지 모두 8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추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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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비용 추계, 재원 조달 방안은 없거나 두루뭉술 =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이런 ‘수당 공약’을 내놨지만 비용 추계와 재원 조달 방안을 명확히 밝힌 후보는 없다. 문 후보는 정책마다 소요비용은 적시했지만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둘째 아이부터 1000만 원을 지원하고 셋째 아이부터는 교육비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은 홍 후보는 소요비용 추계는 내놓지 않은 채, 재원 조달 방안으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복지사업을 조정하고 복지 전달 체계를 개편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재원 조달 방안을 묻는 질문에 “복지 정책 재원 조달에 관해선 증세는 하지 않고 경제 성장을 통해 세수를 늘리고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하겠다는 게 우리의 기본 원칙”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 역시 “일자리 예산을 조정해 충당하겠다” “재정지출 합리화 및 세출 조정 등으로 조달하겠다”며 두루뭉술하게 재원 조달 방안을 밝혔을 뿐이다. 유 후보도 정확한 비용 추계는 내놓지 않았다. 유 후보는 최근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복지, 노동 등 여러 분야의 재원 추계가 거의 끝난 상황”이라며 “공약들의 소요 재원은 얼마고 어떻게 마련할지 등에 대해선 조만간 꼭 말하겠다”고 밝혔다.

◇복지 수당 경쟁, 문제없나 = 이 같은 ‘수당 공약’ 경쟁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치밀하지 않은 선심성 공약이 나오고 있는데 이 같은 복지 공약이 심각한 것은 한번 도입하면 다시 무를 수 없다는 것”이라며 “특히 사전적 복지가 아닌 사후적 복지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세대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노인 기초연금 확대 공약과 청년수당 공약 모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