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大 편의점 ‘무인점포’ 추진
정부 ‘AI동시통역’ 개발나서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이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축으로 한 산업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AI) 개발’이 일본의 산업구조개혁 핵심분야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민간업체들이 노동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각 분야에서 자동화, 첨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등 일본의 5대 편의점 기업들은 오는 2025년까지 일본 내 모든 점포에 무인 계산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과 공동으로 발표한 ‘편의점 전자 칩 1000억 개 선언’에서 2025년까지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모든 상품 약 1000억 개에 집적회로(IC)칩을 부착한다고 명기했다.

편의점 상품에 IC칩을 부착하면 무인 계산대에서 바구니에 담긴 상품들의 가격을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다. 바코드를 직접 하나하나 찍어 계산하는 현재의 셀프 계산대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계산을 마칠 수 있다. 또 IC칩의 정보를 통해 상품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도 상품의 판매나 재고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편의점 업체들이 IC칩 도입에 착수한 것은 일손 부족이 더욱 심각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편의점을 포함한 소매판매점 아르바이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수 대비 구인자 수)은 지난 2월 시점에 2.8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5대 편의점 업체들은 IC칩과 무인 계산대 등을 통해 점원이 전혀 필요 없는 ‘무인 점포’ 설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AI를 사용해 정확도를 크게 높인 동시통역 시스템을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 개최 이전에 개발해 실용화할 계획으로 오는 6월까지 작성할 성장전략에 이런 내용을 넣을 방침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휴대 단말기에 이 시스템을 탑재하고 실시간으로 정확도가 높은 동시통역을 가능하게 해 비즈니스나 관광, 의료 등의 분야에서 ‘언어의 벽’을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은 총무성 산하 정보통신연구기구(NICT)가 중심이 돼 추진한다.

‘AI 통역 시스템’ 개발을 위해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과 벤처기업이 공동으로 딥러닝(AI가 스스로 요령을 찾아내는 학습 방법) 기술을 적용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오는 2020년 4월까지 100억 엔(약 1050억 원)을 투입해, 늦어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은 물론 손목시계나 소형 스피커에도 탑재해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총무성은 관광지의 상점 간판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언어로 번역해 주는 앱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