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주한美상의 행사 참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환영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펜스 “FTA 개정” 발언

현실화땐 실무재검토 절차
양국 이해 균형점 찾을 것

‘윈윈 협정’ 적극 설득하며
對美무역수지 균형 노력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한(對韓) 통상 기조의 기본 방향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한·미 FTA를 수정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미국 측에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 득이 되는 ‘윈-윈 협정’이라는 점을 적극 설득하는 한편,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경제 부처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발효된 지 5년이 지난 자유무역협정의 재검토(review) 및 개정(reform)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한·미 FTA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미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이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한·미 FTA 개정 요구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과 미국의 담당 부처가 실무적으로 개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펜스 부통령의 이날 발언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1일 연례 무역보고서를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한 한·미 FTA의 시행과 동시에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USTR 보고서의 주된 타깃(목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선언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른 대 캐나다·멕시코 무역적자 등이었지만, 한·미 FTA와 대 중국 무역적자를 함께 강조함으로써 한·미 FTA도 사실상 재협상 대상으로 지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한·미 FTA 체결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보고서가 미국에서도 나와 있는 만큼, 이 같은 사실을 미국 측에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또 한·미 FTA의 개정 방안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전면적인 재협상’이 아니라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한 ‘부분적인 재협상’을 통해 양국 간 이해관계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한·미 FTA의 전면적인 재협상보다는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부분적인 개선책을 모색함으로써 양국 간 이해의 균형점을 찾자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한·미 FTA의 개정이 당장 올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