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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활동 많아지는 봄… ‘제2의 심장’ 발 관리법

발바닥, 인체 2% 불과하지만
전체 뼈 27%인 56개로 구성
7200여개의 ‘신경반사대’가
210개 기관 · 장기와 연결돼

족저근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뒤꿈치 쿠션 좋은 운동화 필수
높은 굽 신발 2시간 이상 금물
발가락 책장 넘기기 운동 효과

‘미학과 공학의 완성품.’ 레오나드로 다빈치가 ‘발(foot)’에 대해 표현한 말이다. 발은 예로부터 우리 몸에서 중시됐다. 기원전 2330년경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는 발을 자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나온 ‘황제내경’ 소년편에도 ‘관지법(觀趾法)’으로 발의 혈도를 자극해 우리 몸을 다스렸으며, 중국 고대 의학 ‘중의경전’은 발을 ‘제2의 심장’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발끝까지 내려온 혈액이 되돌아가려면 심장의 힘만으로는 어려운데, 이때 발을 자극해 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는 원리다. 근대에 와서 1913년 미국 내과 의사인 윌리엄 피츠제럴드가 ‘신경반사대 치료법(Reflex Zone Theraphy)’이라는 이론을 발표한 뒤 근대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잇따랐다. 피츠제럴드 이론은 일정한 신체 부위가 발에서 신경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이렇듯 심장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발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체의 기초 ‘발’= 발바닥 면적은 인체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인체의 98%를 지탱한다. 한쪽 발은 26개의 뼈와 아주 작은 뼈인 종자뼈 2개 등 총 28개로 구성돼 있다. 두 발을 합하면 56개로, 인체 전체 뼈(206개)의 4분의 1이 넘는다. 또 66개의 관절과 214개의 인대, 40개의 근육과 54개의 힘줄이 자리해 있다. 특히 발뒤꿈치 아래에 있는 아킬레스 힘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센 힘줄로 인간 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발은 7200여 개의 ‘신경반사대(Reflex Zone)’가 210개의 기관, 장기와 연결돼 있기도 하다. 사람은 일생 지구를 4바퀴 반 정도 되는 25만㎞를 걷고, 발은 내디딜 때마다 80%의 체중을 받게 돼 1㎞를 걸으면 12t의 무게를 지탱한다.

발은 인체에서 가장 기초가 된다. 발의 주된 역할은 서 있거나 걸을 때 몸을 지탱해주고, 이동 시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한다. 발에는 내측 세로궁, 외측 세로궁, 전족부 가로궁, 중족부 가로궁 등 4개의 아치가 있다. 아치들은 서 있거나 걸을 때, 달릴 때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아치가 없으면 원상 회복력이 현저히 감소돼 이동 시 충격 흡수를 할 수 없다. 발을 질질 끄는 걸음은 이러한 아치가 손상된 상태다.

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골절, 탈구,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안쪽 발바닥 신경의 죄임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발 이상은 발목, 무릎, 장딴지, 허리뼈, 척추뼈, 목뼈 등 다른 곳의 손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자극도 좋지만 무리하지 말아야 = 40~50대 중년층은 요즘과 같은 날씨에 활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리면 족저근막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보통 아치가 낮거나 높은 발의 구조적 이상이나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발의 무리한 사용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봄철 달리기나 등산 등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하는 경우, 오래 걷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딱딱한 신발을 오래 착용하는 경우 발바닥에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서동현(정형외과 전문의) 부평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은 “족저근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발바닥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충시켜 줄 수 있는 쿠션이 좋은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며 “특히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부분에 극심한 통증을 야기할 수 있어 뒤꿈치 부분에 쿠션이 충분한 운동화가 좋다”고 권했다.

하이힐을 즐기는 20~30대 여성은 무지외반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휜 상태에서 심하게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 발에 꽉 맞거나 굽이 높은 구두를 장기간 착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변우진(정형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은 “구두를 신더라도 5㎝ 이하의 낮은 굽을 신고, 높은 굽의 신발은 2시간 이상 신지 않는 것이 좋다”며 “신발을 고를 때 재질은 인조 가죽보다는 부드러운 천연 가죽이 좋고, 발가락에 무리가 적게 가도록 앞쪽 볼이 넓은 구두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야외활동 시에는 1시간마다 구두를 벗고 발가락을 움츠렸다 폈다 하는 운동을 통해 발가락의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평소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등의 운동도 발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매일 깨끗하게 관리 =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은 거의 발을 움직이지 않아 신경반사대 자극이 덜한 편이라 자주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발을 깨끗하게 씻고 건조하는 등 관리도 중요하다. 혈액순환을 위해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도 좋고, 주무르거나 유연하게 하는 마사지도 좋다.

현대인에게 많은 무좀이나 습진도 발 건강을 위협한다. 무좀은 곰팡이균이 피부 각질층에 침입해 기생함으로써 생기는 일종의 피부병이다.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땀이 나도 잘 마르지 않는 발가락 사이에 주로 생기고, 발바닥에 좁쌀 크기의 작은 물집이 집단으로 생기기도 한다. 또는 발바닥 피부가 거칠어져 벗겨지는 증상 혹은 발톱이 두꺼워지면서 색이 희거나 누렇게 변하는 발톱 무좀도 있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무좀은 완치되기 쉽지 않고 재발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무좀에 급성염증이나 이차감염이 있으면 수성치료와 더불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 치료한 후 진균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