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만 지시로 이영선에 받아”
당시 담당 간호사 법정서 증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혈액까지 최순실(61) 씨 이름으로 민간 병원에 보내져 검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김선일) 심리로 14일 열린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의 첫 공판에서다. 이 경호관은 의료법 위반 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영수 특검팀은 또 박 전 대통령의 채혈도 불법 비선 의료진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이 경호관의 문자메시지를 추가 증거로 제시했다.

이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윤모 간호사는 “2013년 9월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지시로 피고인인 이 경호관에게서 박 전 대통령 혈액을 받아 김 전 자문의에게 전달했다”며 “그 혈액검사도 박 전 대통령 명의가 아니라 최 씨의 혈액을 검사하는 것처럼 진행됐다”고 밝혔다.

윤 간호사는 “단순한 주사 처방도 아니고 대통령 혈액검사까지 최 씨 명의로 하는 게 문제가 될 것 같아 찜찜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윤 간호사는 “평소 성격이 급해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하는 편이라 유별스러운 환자로 기억했던 최 씨가 2011년 초 한나라당 의원이던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와 간호사들 사이에서 말이 있었다”며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진료 내용은 최 씨나 최순득 씨의 진료기록부에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김 전 자문의가 태반 주사·감초 주사·미네랄 주사·비타민 주사 등을 챙겨 청와대로 들어갔다고도 진술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