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兩强) 구도 중에서도 ‘초박빙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후보가 완주하는 다자 대결에서도 지지율이 오차범위 이내임은 물론, 소수점 이하 차이거나 동률인 경우까지 나왔다. 이러니 두 후보 측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생결단 선거전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 같다. 특히 압도적 대세론을 누렸던 문 후보 측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전보다 위기의 국정(國政)을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과감한 대안(代案)을 제시하고 경쟁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대내적으로는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갈등이 심각하고, 대외적으로는 안보 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칸타퍼블릭의 7~8일 조사에 따르면, 6자 대결에서 안 후보가 34.4%로 32.2%를 얻은 문 후보와 오차범위 내 승부를 벌이고 있다. KBS·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8~9일 실시한 5자 대결 조사에서 안 후보는 36.8%로 32.7%를 얻은 문 후보를 앞섰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의 7~8일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37.7%였다. 리얼미터가 7개 지방언론사 의뢰로 7~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문 후보(42.6%)가 안 후보(37.2%)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결과들이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와 경합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표 중 상당수가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하면서 ‘민주당 컨벤션 효과’를 국민의당이 누리는 셈이 됐다. 이런 경합과는 별개로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던 영·호남 정치 정서가 옅어지는 등 망국적 지역감정이 해소될 긍정적 조짐도 읽힌다.

이번 대선이 탄핵에 따라 단기간에 실시되는 만큼 자질과 역량, 공약의 검증이 쉽지 않다. 각 후보 진영은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TV 끝장토론도 필요하다.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선동은 자제하고 검증에 성실히 응하면서 실현 가능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