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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인호는…

1945년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고등학교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할 정도로 조숙한 천재의 면모를 보였으며,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70년대 청년문화의 감수성을 대표하는 최인호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1970년대 아이돌(Idol)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가이다. 그가 쓰는 연재소설(‘별들의 고향’ ‘바보들의 행진’ 등)은 발표되는 대로 낙양의 지가(紙價)를 올렸으며, 속속 영화로도 만들어져 소설 이상의 흥행을 하고는 했다. 뜨거운 대중적 인기로 오히려 손해를 본 측면이 있지만, 그의 작품이 지닌 문학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1970년대의 본격적인 도시화로 인한 인간 소외의 문제를, 이 시기 문단의 지배적인 경향이었던 리얼리즘과는 다른 감각과 문체로 날카롭게 형상화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내기답게 누구보다 민감하고 전위적인 감각으로 1970년대 본격화된 모더니티에 문학적으로 반응하였다.

이후에는 장편 ‘잃어버린 왕국’을 시작으로 하여 ‘왕도의 비밀’ ‘길 없는 길’ ‘상도’ 등의 역사소설을 연이어 발표하며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맘껏 발휘하였다. 써야 할 글이 한참 남아 있었을 2013년, 평소 앓던 침샘암으로 별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