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아이들을 기다리며…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29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설치된 미수습자 가족을 위한 임시숙소에 들어가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정당 추천 연연하지 않겠다”
목포시, 신항만 현장점검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들이 위원회 발족 후 첫 활동으로 29일 미수습자 가족과 면담했다. 선체조사위원 8명은 이날 오전 10시 40분 전남 목포역에 도착해 목포시청에서 상견례를 겸한 회의를 마친 뒤, 오후에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유가족 휴게실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선내 수색과 선체조사 방식 등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전체 미수습자 9명의 가족 중 현재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6명의 가족 10명이 선체조사위원들을 만났다.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의 부인 유백형(56) 씨 등 미수습자 가족들은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수색 계획을 밝혀 달라”며 “수습 후에는 진실 규명도 투명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동생 권재근 씨와 조카 혁규 군이 미수습자인 권오복(63) 씨도 “완벽한 수습 계획을 신속하게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선체조사위 이동곤 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위원 선출만 이뤄졌을 뿐 아직 정식 임명장도 받지 못했지만, 시급한 사안이라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먼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려고 내려왔다”며 “실무진 50여 명과 전문가들이 일방적으로 한 방향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방안을 모색해 최적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모 위원은 “어느 정당 추천이냐에 연연하지 않고 분야별 전문가들이 철저히 세월호 선체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예전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경우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논란이 생겨 순수성이 훼손되는 오해를 낳았는데, 이번 선체조사위는 목소리를 내는 창구를 일원화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조사 결과를 알려주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목포신항은 세월호를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신항만 좌측 공터에 컨테이너 설치와 상하수도·전기 등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 이날 현재 총 57개의 컨테이너 설치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컨테이너는 해양수산부, 교육부, 법무부 등 정부 직원 사무실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세월호 선체가 옮겨지면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한 숙박 및 샤워 시설과 식당 등도 이곳에 마련된다. 목포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목포신항이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할 것이기 때문에 해수부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아 세월호 선체 조사 및 미수습자 수색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 시내에서 신항만으로 향하는 거리에는 벌써 세월호 추모 분위기가 가득하다. 시민들은 “세월호 진상 규명” “미수습자 9명 가족의 품으로” 등 현수막을 내걸었다. 인근 숙박업체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많은 국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싶고, 미수습자들을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국민 모두 똑같지 않겠냐”고 말했다.

앞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전날 세월호가 놓인 반잠수식 선박 갑판에서 발견된 유골이 동물 뼛조각인 것으로 확인되자 허탈해하면서도 곧 안정을 찾았다. 유백형 씨는 “남편과 아이들(단원고 학생 미수습자)이 빨리 찾아달라고 그랬나 보다”라며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아직 선체 안에 있을 거니까”라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목포 = 김기윤
진도 팽목항 =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cesc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