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靑 압수물 분석 뒤 소환
영장 재청구땐 발부 가능성

검찰이 다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관계자이면서도 구속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확보한 압수물 자료 분석이 끝나는 대로 우 전 수석 재소환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법원이 30일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을 발부할 경우 우 전 수석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이 주된 혐의로 받고 있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의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주요 피의자들의 혐의가 확실하게 입증될수록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 사법처리 여부는 이들 관계자의 종속변수라는 의미다. 지난달 19일 우 전 수석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법조계에서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미진했던 부분이 영장 기각 사유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부분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난 21일 검찰의 박 전 대통령 조사에서는 우 전 수석 부분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서다. 우 전 수석이 특검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고, 자신은 보고가 올라오면 위로 올리는 가교 역할을 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이 계속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참고인 조사를 통해 추가로 증거를 확보했다는 점도 구속영장 재청구 시 발부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이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추진된 ‘스포츠 4대 악 신고센터·합동수사단’의 요직에 측근을 앉히려 한 혐의 등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다. 신고센터와 수사반을 총괄해 지휘하는 자리에 우 전 수석의 측근인 수사관이 임명됐는데 이 과정에 우 전 수석의 압력이 있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우 전 수석이 김종 당시 문체부 2차관에게 압력을 가해 자리가 만들어지고 해당 수사관이 기용됐다는 의심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 주도로 민정수석실이 청와대 요구에 따르지 않은 공무원을 감찰해 ‘찍어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