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0% 땐 단일화 승산
洪에 패배하면 당 존립 흔들
선대위원장에 김무성 추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그간의 주장을 뒤엎고 ‘보수후보 단일화 전면 재검토’라는 배수진을 친 것은, 현재 지지율이 높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논의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자신의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뒤 연대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캠프는 보수·중도 단일화 협상에 참여하기 위한 지지율 마지노선을 10% 안팎으로 보고, 보수와 중도 표심을 가져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 후보는 29일 SBS라디오에서 자유한국당과 단일화 조건으로 “인적 청산이 분명히 되어야 하고, 수십 년간 낡은 보수를 해온 노선과 정책도 해결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 후보가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앞서 한국당 내 친박의 선 청산을 요구한 것은 현 상태로 후보 단일화에 임할 경우 명분도 잃고 결국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진수희 캠프 총괄본부장은 “지금 상태로는 상대방의 단일화 논의에 완전히 빨려 들어갈 뿐 실익이 없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월 8일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출 후 탈락후보에 쏠렸던 표심을 가져오고, 바른정당 후보확정으로 인한 컨벤션효과에 따른 지지율 상승효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마지노선으로는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에 비견할만한 10% 안팎을 잡고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10%만 넘는다면 대법원판결을 기다리는 홍준표 지사를 상대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먼저 나설 가능성도 크다. 바른정당의 한 재선의원은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반문(반문재인) 감정이 고조되고 반문 단일화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는 그런 점에서 명분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만약 4월 초순까지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완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의원은 “단일화에 임했다가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패배하면 유 후보는 물론, 바른정당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차라리 원칙과 명분을 지켜 대선 후를 도모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한편, 바른정당은 이날 유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당 공식 선대위 위원장으로 김무성 의원을 추대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