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 후 사살된 52세 마수드
과거 무기소지 등 기소 전력
‘테러 준비’ 용의자 8명 체포

IS “공격 주체는 우리 병사”
英 외교 “세계에 대한 테러”

22일 영국 런던에서 승용차 돌진과 흉기 난동으로 3명을 사망케 하고 자신도 사살된 테러 용의자는 극단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50대 영국 태생 남성으로 확인됐다. 런던 경찰은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8명의 용의자를 체포하고 조사 중인 가운데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런던경찰청은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의 용의자가 과거 영국 정보당국에 수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 영국 출생의 52세 남성 칼리드 마수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남부 켄트에서 태어났으며 최근 웨스트미들랜즈에서 거주했고, 여러 가명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그가 현재 정보당국의 테러 의심 감시망에 있지 않았으며 이번 범행과 관련해 정보당국에 사전에 입수된 정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폭력, 공격무기 소지 등 2003년까지 수차례 기소된 전력이 있었지만 테러와 관련해 기소된 적은 없었다. 또 경찰은 이날 이번 테러 직후 8명을 테러준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8명 중 5명은 남성, 3명은 여성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23일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어제 영국 의사당 앞 공격 주체는 IS 병사”라며 “이번 작전은 (IS 격퇴) 국제동맹군 국가의 시민을 공격하라는 부름에 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사살된 용의자를 제외하고 4명으로 알려졌지만, 영국 경찰은 이날 사망자 수를 3명으로 정정했다. 그러나 40여 명의 부상자 중 경찰관 2명을 포함해 중상자가 상당수인 만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이번 테러는 2005년 7월 52명을 숨지게 한 7·7 런던 지하철 자살폭탄테러 이후 최악의 공격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테러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서 발생해 테러로 인한 사망자 및 부상자들의 국적은 한국을 포함해 총 11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 유엔 본부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이와 관련해 “런던 테러는 세계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