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줄줄이 법정으로 최순실(왼쪽 사진) 씨와 김종(가운데〃)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장시호 씨가 24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각각 이동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特檢 뇌물죄 프레임 허점없나
檢총장, 기록 신중 검토 지시
영장발부 가능성 등 변수 점검

법원에 공 떠넘기기 청구 안해
김수남 ‘고뇌의 주말’ 보낼 듯

김수남 검찰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고뇌의 주말’을 보낸다. 24일 수사팀 내부에서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나오는 가운데, 김 총장은 25~26일 사이 수사팀으로부터 최종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함께 ‘막판 변수’들을 신중하게 점검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다음 주 초인 27~28일 사이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이 영장 청구 쪽으로 마음을 정할 경우 주말 사이 △뇌물수수 혐의 적용 법리검토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 △영장청구 및 기소 시점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전체 수사 스케줄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의 21일 진술 내용을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확보한 진술 및 물증과 비교해 재구성하는 등 마지막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김 총장은 사안이 중대하고 사건이 복잡한 만큼 수사팀에 신중하게 기록 검토를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주말 사이 수사팀이 총장 방을 찾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사팀 내부 기류는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한다. 수사팀은 박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최태원 SK 회장,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등 두 회사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박 전 대통령 측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를 집중 조사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토대 다지기’ 성격이 짙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도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조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김 총장이 전날 출근길에서 ‘법과 원칙’ ‘수사 상황’을 굳이 언급한 배경도 이 같은 내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형상 김 총장은 ‘신중 모드’를 풀지 않고 있다. 핵심 참모들에게도 여전히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뇌물죄 프레임’에 허점은 없는지를 집중 고민하는 기류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물론 향후 법정에서 유·무죄를 가를 요건이 될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 정황, 삼성 등 대기업의 ‘부정한 청탁’ 정황 등 증거관계를 면밀히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무작정 ‘법원에 공을 떠넘기는 식’의 면피성 영장 청구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불구속 수사 후 법정에서 유무죄를 가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모 정황, 부정한 청탁 내용 등이 뚜렷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검찰이 ‘불구속 수사·불구속 기소’ 결론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