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동영상 출마선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인 ‘더문캠’ 관계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선 출마 동영상을 취재진에게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이재명측 일제히 비판
‘패권’ 민주 경선 최대 변수로

박영선 “문빠들의 문자폭탄
박근혜 댓글부대와 동일선상”
김종인 “히틀러 추종자 연상”

“文 나서 자제시켜야 하는데
뒤로 빠지거나 끌려가는 듯”

“이번 대통령선거는 ‘문재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 문재인’의 대결이다. 불안한 후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면 무난히 이기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대세론 와중에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걸 알아야 하는데, 잘 모르는 것 같다.”

민주당 내 친노(친노무현)그룹의 한 원로 의원은 24일 대선 후보 경선 와중에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논란이 격화되는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 속에는 지지층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문 전 대표가 당내에서조차 패권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 대한 걱정이 담겨 있었다.

실제로 대선 후보 경선전이 본격화하면서 친문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선 문 전 대표 주변 인물들과 열혈 지지자(문빠)들의 행태에 비판이 집중된다. 안희정 충남지사 선거캠프 의원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바 문빠들의 ‘문자 폭탄’ 세례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이라는 댓글 부대를 운영했는데 문빠들의 문자도 동일선 상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천상클럽(문빠들에게 1000통 이상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극성스러운 문빠들의 행태를 겨냥한 것이다. 박 의원과 이철희·박용진 의원 등 안 지사를 돕고 있는 의원들, 개헌에 적극적이었던 의원들 등이 모두 천상클럽 멤버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다 문자 폭탄에 시달렸던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빠들을 “히틀러 추종자들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에 속하는 한 중진 의원은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도 송영길·김태년 의원처럼 문 전 대표를 측근에서 돕고 있는 의원들이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에 자극받은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으로 외부의 비판에 귀를 닫은 듯한 문 전 대표 측의 행태에도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돕고 있는 한 의원은 “민주연구원의 ‘개헌 문건 파동’으로 당이 발칵 뒤집혔는데도 친문계인 김용익 원장의 사표조차 반려됐고,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 없이 넘어갔다”며 “최근의 현장 경선 개표 결과 유출 의혹도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 전 대표 측은 항상 ‘당의 결정’이라며 뒤로 빠질 뿐 문제를 바로잡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문 전 대표가 친문 패권주의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문빠나 측근들의 행태가 논란이 될 때 문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자제시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계파 수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