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4일 대선 후보 경선 현장투표 결과 유출 파문으로 진통을 겪는 가운데 ‘부정 선거’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거 공정성에 큰 타격을 입었기는 하나 ‘선거 부정’보다는 ‘선거 반칙’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한다.

지난 22일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현장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만큼 대리 투표가 이뤄지거나 개표 과정에서 표를 조작하는 일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개표 시기와 방식이 문제였다.

중앙선관위가 당 경선을 위탁 관리해주는 기한은 오는 26일까지다. 민주당은 250개의 투표함을 경선기간 동안 당 자체적으로 관리·보관하는 데 따른 위험성과 비용을 감안해 즉시 개표하되 결과는 권역별 순회투표 결과와 함께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각 4개 캠프 측이 합의했고, 한 투표소당 캠프 측 4명이 참여해 최소 1000여 명의 관계자가 참관했다.

문제가 불거진 뒤 ‘예고된 참사’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부분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애초에 당 선관위가 설계를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권역별 순회투표를 하고, 그때마다 공개해서 붐을 일으키기로 했다면 애당초 현장투표 결과를 먼저 개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당 선관위는 개표 과정에서 각 참관인에게 비밀엄수를 위한 서약서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틈을 타고 일부 캠프에서 개표결과를 조직적으로 취합했고, 그 내용이 SNS 등을 통해 유출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결과들만 유출하는 조직적인 ‘반칙’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사전 개표에 합의했다고 해서 캠프 차원에서 취합하자는 것까지 합의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유출이 불가피했다’는 말보다 엄중한 조사를 통해 공정성을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