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분식회계 기간에 발행된 채권
조정안에 찬성하는 사람 없어”
불발되면 사실상 법정관리行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열쇠를 쥔 국민연금공단이 회사채 보유자와 채권은행 등의 출자 전환(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 등을 담은 금융당국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우조선 회사채가 분식회계 기간에 발행됐다는 건 이미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라며 “재무적 근거가 오도된 상황에서 발행된 회사채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내에선) 누구도 정부 채무 재조정 계획에 찬성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이어 “그동안 회사채는 원리금(원금+이자)이 보장된다는 판단에 따라 (분식회계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왔다”면서 “아직 (회사채 투자 피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소송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사정이 이렇게 된 이상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에만 한정된 손해배상소송 규모가 회사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우조선과 회계법인을 상대로 489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강 본부장은 “앞으로 투자위원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최고책임자가 이처럼 채무 조정에 부정적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초 구조조정안을 진행하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즉각 ‘사전회생계획제도(Pre-Packaged Plan·P플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