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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주한 일본국대사관저에서 일본 지방 관광지와 각지의 명물을 알리는 홍보행사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위안부 소녀상 문제와 독도 영유권 갈등으로 인한 외교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민간 분야의 교류는 확대일로에 있는 만큼 양국 정부도 이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일본국대사관저에서는 일본 홋카이도(北海島)나 니가타(新潟)현 등 한국에도 잘 알려진 지역을 비롯해 이바리키(茨城)현, 고치(高知)현 등 다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관광 홍보행사가 열렸다. 각 지역에서 나온 홍보 담당자들은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지역 명주(名酒)나 명물을 직접 소개하고 관광 안내 책자 등을 나눠주며 한국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인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을 비롯해 한국 정부 측 고위관계자와 관광·항공업계 임원 등 100여 명이 몰려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행사 환영사와 축사에서는 “최근 열린 삿포로(札幌)동계아시안 게임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이 동북아 관광의 중심지가 되자”는 등 덕담이 오갔다. 위안부 소녀상과 독도 문제 등으로 조성된 긴장감은 이날 행사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집주인’ 격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직접 초청객들을 맞이할 수 없었다는 점은 행사의 오점으로 남았다. 부산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9일 일본으로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대사가 여전히 부재중인 관계로 이날 행사 환영사는 스즈키 히데오(鈴木秀生) 임시 대리대사(총괄공사)가 맡았으며, 나가미네 대사를 대신해 부인 아야코(文子) 여사가 손님들을 맞이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509만여 명,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수는 229만여 명으로 양국 모두 서로에게 중국을 제외한 ‘제2의 관광 교역국’이다. 특히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2012년부터 매년 늘고 있다. 또 지난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돌파한 일본은 ‘관광입국’의 기치를 내걸고 오는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 때는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양국 간의 강경한 외교적 대응이 이 같은 민간 부문의 교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