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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꽃 마중 / 장영란, 김광화 지음 / 들녘

벼나 콩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곡식꽃, 채소꽃은 농부들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그도 그럴 것이 작고 볼품없어 ‘이게 꽃이라고?’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책은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여러 권의 책을 낸 장영란, 김광화 농부 작가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만난 60가지 곡식꽃, 채소꽃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9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우리 밥상에 매일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 ‘목숨꽃’이라고 여겼다. 이들은 밥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랑을 하고 꽃을 피우는지, 자신이 키우는 밥꽃(농작물)은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이들의 생물학적 계보는 어떤지 등을 공부하고, 한자와 우리말이 뒤섞인 식물 용어를 가능한 한 한글로 정리했다.

이들의 마음은 이렇다. “언제부터인지 쌀이 흔한 세상이 되었다. 요즘은 그 소중함을 대부분 잊고 산다. 화려한 요리에 가려지고, 먹기 편한 빵에 밀려나고 있다. 이게 단순히 먹을거리 문제만으로 끝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흔한 걸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우리 스스로가 고스란히 치르게 될 것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