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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영향

국내금리 인상땐 악화 위험
내수부진 악순환 이어질 듯

금리 유지땐 ‘자본 엑소더스’
환율 등 금융시장 혼란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우리나라 금융 및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빚이 많은 ‘한계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 가중, 이에 따른 은행 리스크(위험) 상승, 한·미 간 금리역전과 자본유출 등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신흥국 자본 유출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은 우리나라의 대(對) 신흥국 수출 감소를 불러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도 부진해질 수 있다.

16일 미국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올 연말까지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연말 Fed의 정책금리는 1.25∼1.50%까지 상승해 한국은행의 현재 기준금리(1.25%)를 역전한다.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기 호전 상황에 따라 Fed가 올해 4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은 국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13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은 9조 원 늘어난다. 특히 저신용자·다중채무자·자영업자 등 취약계층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은 연쇄적으로 금융과 실물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높아지면 주택담보대출의 부실률이 올라가고 이는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가계부채 악화로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 자영업 위축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와 국내 금리와의 격차 축소를 가져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대기업들의 채산성 회복에 당장은 도움이 되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국제수지가 불안한 신흥국들의 자본 유출 우려 확대와 통화 가치 약세로 한국의 수출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미국 정책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실물경제 충격이 불가피한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미국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금리 인상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매주 가계부채 동향 점검에 나서는 한편, 정책서민자금 제도 개선 등 민생안정 지원 방안을 이달 중 마련하고 자영업자 대출 지원대책도 상반기 중 발표하기로 했다.

김충남·윤정아·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