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범규·황성욱 등 선임계 제출
김평우·서석구는 명단에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21일)를 앞두고 자신의 탄핵 심판에 나섰던 변호인들을 선임하는 등 ‘방어 진영’ 구축에 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정장현·위재민·서성건·채명성 변호사는 전날, 손범규·황성욱 변호사는 이날 검찰에 선임계를 냈다. 이들 모두 탄핵 심판에서 박 대통령 법률대리인으로 참여했던 인사들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탄핵 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15명 안팎의 대규모 변호인단이 꾸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탄핵 심판에 참여했던 변호사들 외에도 청와대 참모 출신이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초기부터 ‘법률 대변인’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도 합류 가능성이 크다. 검사 출신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기획’을 맡아 법률적 조력을 지휘할 것이라는 전언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주 중으로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이 포함된 변호인단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핵 심판 사건 때의 변호인들이 포함된 만큼,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탄핵 사유 중심으로 방어 논리를 세우고, 뇌물 혐의 등에 대해서는 ‘대가성이 없었다’고 적극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 한 변호사는 “헌재의 결정과 검찰 수사·법원 재판의 결과는 다를 수 있다”며 “일반적 형사 재판에서는 객관적이고 확실한 증거가 입증돼야 하는 만큼 검찰 수사에서부터 면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리인단 중 ‘막말 변론’ ‘과잉 행동’ 등으로 지탄을 받았던 김평우 변호사와 서석구 변호사는 새로운 대리인단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오히려 변론 및 여론에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김 변호사 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