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측 ‘高 사기극’ 근거 공세
류상영·김수현은 재판 불참
차은택, 崔씨와 첫 법정대면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신청된 류상영(39) 더블루K 부장이 출석하지 않은 데 이어 김수현(37) 전 고원기획 대표도 법원과 연락을 취하지 않는 등 관계자들이 잠적하면서 논란이 됐던 ‘고영태 녹음파일’ 의혹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7일 김수현 전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아 오전 10시로 잡았던 증인신문 시간을 오후 6시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날 오전까지 김 전 대표와 연락하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열린 최 씨 등의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한 17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신청된 상태다.

재판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최 씨 측은 ‘고영태 녹음파일’을 근거로 국정농단 사건을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의 ‘사기극’으로 몰고 갔다. 녹음파일은 김 전 대표가 자동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저장해 둔 것으로, 검찰이 그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해 재판증거로 제출한 것. 최 씨 측은 고 전 이사가 별도의 회사를 세운 후 K스포츠재단 자금을 횡령하려 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공세를 벌였다.

법조계에선 최 씨 측의 의혹 제기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가 공모한 사건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 씨 측은 재판 초기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했지만, 최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가 제2의 태블릿PC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후에는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열린 최 씨 등에 대한 18회 공판에는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포스코의 광고계열사 포레카 인수 과정에서 최 씨가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시작된 후 처음 만나는 것으로, 차 전 단장은 자신의 재판에서도 “최 씨의 지시를 받고 포레카 인수 작업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