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 복지 논쟁史

복지 공약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장 직접적으로 겨냥할 수 있는 만큼 역대 선거에서 비중 있게 다뤄져 왔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전 사회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복지 공약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제18대 대통령선거는 ‘복지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기점으로 이전의 ‘성장이냐, 분배냐’의 해묵은 논쟁은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로 대체됐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이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에 반값 등록금을 더한 이른바 ‘3+1’ 복지 공약을 전면에 내걸자 새누리당은 ‘맞춤형 복지’로 맞불을 놨다. 민주통합당이 보편적 복지론에 입각, 차별 없는 복지를 주장한 반면에 새누리당은 이를 “국가 재정을 파탄 낼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이면서 부담 능력에 따른 차별적 복지를 주장했다.

8개월 뒤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냐, 증세를 통한 복지냐’의 논쟁으로 논점이 바뀌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0∼5세 무상보육 △노인 근로장려세제 △4대 중증질환 100% 국가책임제 △자녀장려세제 △임신 기간 근로시간단축제 등을 공약하면서 증세 계획은 밝히지 않은 것이다. 박 후보는 당시 TV 토론에서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추궁에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보수 진영 후보이면서도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두 개의 진보적 정책 담론을 선점함으로써 결국 승리해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은 집권 후까지 이어졌다. 공공기관 개혁 등 효율적인 예산 집행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복지 재원을 조달하겠다던 당초 약속과 달리 실질세율은 높아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