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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신 한국경제硏 원장

“기업들 보고 한국을 떠나라는 말 아니겠습니까?”

권태신(사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를 지탱할 기업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기업이 어려워진다면 세금은 누가 내고 수출은 누가 하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권 원장은 팽배한 반기업 정서의 배경에 대해 “아직 국내에 기업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오랜 기간 농경 사회를 지내면서 ‘함께 먹고 살자’는 생각이 강한 반면 상업이나 기업 활동 등 ‘장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전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서양의 경우 어릴 때부터 기업의 중요성을 가르쳐 제대로 된 경제관념이 형성되지만 국내 교육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며 “여기에 몇몇 대기업 일가의 부적절한 처신 등이 공개돼 반감을 더욱 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반기업 정서로 국내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원장은 “네슬레가 스웨덴에서 스위스로 국적을 옮기고 피아트가 이탈리아를 떠났듯 삼성과 현대자동차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1997년 외환위기 이상의 경제적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기업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권 원장은 경제 교육과 미디어를 통한 계몽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교육과 홍보를 통해 기업들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만들어진다면 현재 국회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반기업 정책을 압박할 수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것은 기업이고, 기업이 잘돼야 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