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기업 구애작전 총력
인센티브·규제완화 러브콜

지난해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 투표에서 브렉시트 찬성으로 결과가 나오고 글로벌 기업·금융기관의 탈(脫)영국 우려가 제기되자 당시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영국 내에 붙잡아 두기 위해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15%까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업들을 미국으로 유도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35%→15%) 공약을 제시했으며 베트남 같은 신흥국도 법인세 우대나 토지 무상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관련 외신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기업 이탈이란 발등의 불이 떨어진 영국은 가장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오즈번 장관에 이어 영국 정부의 살림을 맡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도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영국은 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해 법인세율을 현행보다 더 낮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한 후 영국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내놓은 방침이었다.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이 35%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법인세가 낮은 지역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진출 기업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법인세 최고세율을 15%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중국에 이은 ‘제2의 세계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백지화 위기 속에서도 기업 유치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08년 삼성전자 진출 당시, 공장 부지 무상제공과 50년간 법인세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트남의 기본 법인세율은 20%이지만, 베트남 정부는 2억8500만 달러(약 3272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초기 4년간은 법인세를 면제해준다. 이후 9년 동안 10%를 적용하고 그 후에는 15년간 법인세율이 변해도 적용되는 법인세율의 절반을 줄여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