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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성 前노동연구원장
“美·佛·日 등 대체근로 시행
파견근로로 유연성 높여야”

생산성만큼 임금이 지급되는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 차기 정부의 노동개혁 원칙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노동조합의 직장점거 파업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역임한 박기성(59·사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분야 ‘대선포럼’ 정책 토론회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자유롭게 구직·구인을 할 수 있으면 시장에서 생산성만큼 임금이 지급되는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는데 노조가 노동 공급을 독점하면 공정성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사용자는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고용조정으로 대응하고 싶지만, 노조의 압력과 노동법에 따라 조치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결과적으로 임금이 어쩔 수 없이 생산성을 초과하게 돼 자원배분의 공정성 및 효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대기업 정규직, 공무원, 교직원 등 고임금을 받는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사람은 300만 명 정도”라며 “노동개혁은 이들의 과보호를 완화하고 그 외 1600만 명 임금근로자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개선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특히 노조의 막강한 힘이 ‘대체근로 금지’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사용자가 노조의 쟁의행위 기간 중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해당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그 중단된 업무를 도급·하도급에도 줄 수 없게 돼 있다”며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모두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삼현(55)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거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사전 구조조정이 가능토록 하려면 먼저 해고조건을 완화하는 입법적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노동법상 정리해고 등에 관한 현행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일본의 경우 해고를 할 때 따로 법적인 조항 없이 서면, 구두로 노조에 통보하는 것이 관례 수준”이라며 “일본에서는 경영상 사유로 해고할 때 하루면 충분하나 한국은 40일이나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경제부흥의 기폭제가 됐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하르츠 개혁’도 결국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