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선거 지역주의 변수
접전일수록 승패 최대 요인

지역 변수는 역대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사실상 좌우한 최대 변수였다. 역대 대통령 12명 중 이승만(황해도)·윤보선(충남)·최규하(강원)·김대중(전남) 전 대통령을 제외한 8명의 대통령은 모두 영남 출신일 정도로 지역 쏠림 현상이 심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이 박빙 승부의 접전을 벌일 때일수록 지역변수는 크게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던 18대 대선의 경우, 박근혜-문재인 일대일 구도로 인해 동·서 지역 대립이 극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당시 대구에서 126만7879표(80.14%), 경북에선 137만5164표(80.82%)를 득표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80%선을 넘겼다. 반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광주(82만3737표·91.97%), 전남(103만8347표·89.28%), 전북(98만322표·86.25%) 등 호남 지역을 싹쓸이했다. 박 대통령은 51.55%(1577만3128명)를 득표해 48.02%(1469만2632명)를 얻은 문 후보를 3.53%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은 호남 몰표였다. 노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95.17%(71만5182표)를 득표하는 등 호남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대구에서 77.75%(100만2164표)를 득표했지만, 나머지 영남 지역에서 득표율 75%를 넘지 못하며 주저앉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린 17대 대선은 지역 변수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정 후보가 호남 출신이었지만 역대 대선의 가장 큰 표 차이인 530여 만 표 차로 대패하면서 지역 변수가 작용할 공간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