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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대출 42조6000억 증가
고금리에 부채의 質 악화 우려
은행권 대출 강화 ‘풍선 효과’
당국‘여신심사 가이드라인’적용

고금리인 비(非)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 한 해 연간 최대치인 42조6000억 원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이자가 약 2조2000억 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1344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풍선 효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을 찾는 서민들이 늘면서 이들의 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비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3000억 원으로, 이중 지난 한 해 동안만 42조6000억 원이 불어났다. 이는 전년 대비 17.1% 증가한 것으로 은행권 증가율(9.5%) 보다 높은 수치다.

양(量)도 문제지만 질(質)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신규) 평균 금리는 3.29%인데 반해 비은행권은 이보다 높다. 상호저축은행 14.75%, 신용협동조합 4.52%, 상호금융(농협) 3.73%, 새마을금고 3.79% 등이다. 특히 이중 가장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3.5%(4조6000억 원) 늘어난 18조3000억 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기관별로 증가 규모에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비은행권만 연 이자 부담이 2조1532억 원이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이는 전년(1조3499억 원)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대출 규모는 은행권(96조3000억 원)의 절반에 못 미치지만 이자 규모는 은행권(3조1682억 원)의 3분의 2(68%) 수준인 셈이다.

비은행권 이외에도 평균 금리 산출이 어려운 보험·카드 등 나머지 2금융권, 그리고 대부업 등 3금융권까지 고려하면 이자 규모는 더 크게 불어난다. 대부업의 경우 법정 최고금리인 27.9%를 넘지 못하게 돼 있지만 10대 대부업체 가계신용대출 절반(45.9%) 가량은 이를 초과한 금리를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비은행권 대출은 변동금리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기에 더 취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금융당국은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오는 3월부터 상호금융·새마을금고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저축은행은 4월부터 대출채권의 연체 판단 기준을 높이는 등 건전성 감독기준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금융권을 조이면 더 질이 나쁜 대부업이나 제도 밖으로 벗어나는 서민들이 발생하는 또 다른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송인호 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2금융권 가계부채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이려면 은행권 중심으로 중금리 상품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