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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의 약점과 한계

文, 확장성 부족·안보 불안
安, 확실한 지지 기반 없어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면서 두 사람의 약점과 한계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두 후보는 선거 전략과 공략 대상이 극명하게 갈릴 뿐 아니라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누가 장점은 더 잘 살리고, 약점은 더 잘 보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 전 대표는 지난주 외교 자문단을 구성한 데 이어 22일, 군인, 경찰, 국가정보원 직원 출신들을 망라해 180명 규모의 안보 자문단을 띄우기로 했다. 안보 불안이란 이유로 지지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수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문(비문재인)계 한 의원은 21일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이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반대로 ‘문재인만은 절대 안 된다’는 정서도 강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가장 큰 약점으로 ‘확장성 부족’이 꼽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전 대표의 일관성 없는 메시지도 약점으로 지적돼 오고 있다. 2007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과정과 관련한 ‘송민순 회고록’ 파문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로부터 ‘일구삼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 메시지가 계속 바뀌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관련해서도 지난해 반대한다는 뉘앙스로 말해 오다 최근에는 “다음 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치 경험이 짧은 문 전 대표가 뚜렷한 정치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패했고, 2016년 총선을 앞두고는 비주류의 공격을 받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표 시절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패하면서 총선을 이끌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반면 안 지사의 큰 약점은 확실한 지지 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50대 이상과 충청권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대적 강세일 뿐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 후보지만,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지지도가 문 전 대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중도 확장 전략을 펴고 있지만,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를 강조할수록 승리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안 지사가 메시지 관리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중도·보수층에서 대안 세력이 나올 경우 안 지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

안 지사는 충남지사 경력을 통해 행정적 능력을 검증을 받았지만 중앙 정치 무대에서 제대로 검증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도 약점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안 지사를 지지하는 보수적 인사들이 안 지사의 전과 경력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보다 지지율이 더 올라가면 검증 공세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가 지난 2002년 노무현 대선 캠프에서 일할 당시 기업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9000만 원이 확정된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안 지사가 어려운 말을 많이 쓰고 추상적인 화법을 구사해 대중 정치인으로 제대로 올라서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경제 정책 등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