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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20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별세했다. ‘외교계 거인’이란 평가를 받는 그의 별세 소식에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CNN에 따르면 추르킨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에서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인한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특히 하루 뒤인 21일은 그의 생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탁월한 러시아 외교관이 업무 중에 순직했다”며 추르킨 대사의 별세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유엔 외교관들도 충격 속에 회의 중 기립으로 추르킨 대사에 대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엔 측은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던 유엔의 가족을 잃었다”며 “그의 이름이 유엔의 역사 연대기에 남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추르킨 대사는 2006년 4월부터 10년 이상 유엔 대사로 근무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대사 가운데 가장 재임 기간이 길었다. 자신감 넘치고 전투적인 성향이었지만 유머 감각도 뛰어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 러시아의 국익을 방어하다 보니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들과 충돌한 적도 많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수전 라이스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그에 대해 “무서운 반대편에 있었지만 언제나 친구였다”고 애도했고, 매슈 라이크로프트 영국 대사는 “외교의 거인”으로, 프랑수아 드라트르 프랑스 대사는 “내가 만난 가장 재능 있는 외교관”으로 회고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