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재벌 탄핵” 18일 오후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 주최로 제주지역 17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탄핵, 이젠 재벌 차례다’라고 써진 선전물을 읽고 있다. 뉴시스

① 무차별 ‘기업 때리기’

정몽구·최태원·신동빈 회장
특검에 고발장 제출 계획

‘재벌개혁 여론’ 확산전 나서
상법개정안 시급처리 촉구도

“국가경제 위기로 이어질수도
기업을 희생양 만들면 안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7일 구속된 것을 계기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재벌 개혁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퇴진행동은 21일 롯데 등 3개 대기업 총수들을 특검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은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삼성 총수의 구속이 실현되자 진보 진영이 반기업 정서 확산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며 “기업 총수가 줄줄이 구속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퇴진행동 재벌구속특위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정몽구(79)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57) SK그룹 회장과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 등 3명에 대한 고발장을 특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태연 재벌구속특위 위원장은 20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대가성 정황이 나온 기업을 고발하는 것”이라며 “재벌의 부당행위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추가 고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불법 경영권 세습 방지 등 부당한 기업지배 전횡을 차단하는 법률 개정 추진으로 재벌 개혁의 외연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퇴진행동은 17일 “이재용에 대한 구속수사는 재벌개혁의 신호탄”이라고, 14일에는 “재벌의 탈법·불법 경영권 세습을 방지하고 총수 일가의 부당한 기업지배와 전횡을 차단하기 위해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최순실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기업들인데, 국정농단 사건에 편승해 ‘재벌 해체’를 주장함으로써 기업 지배구조 등 판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며 “대기업을 ‘악’으로 규정해 공격하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신뢰와 국제경쟁력까지 약해질 수 있고, 이는 곧 국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는 야권이나 특검의 것이 아닌데, 특검이 기업인을 아무나 잡아넣고 역사에 누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광장의 분노가 대기업으로 향하고 있는데, 삼성에 이어 롯데·SK 등까지 엮어서 수사한다면 경제가 초토화되고 회복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기업 총수 구속은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사안”이라며 “기업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김기윤·김현아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