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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노화를 촉진하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직업의 상실, 경제적 어려움, 활동의 제한, 배우자 또는 친구와의 사별, 고령으로 인한 각종 질환 등 심신의 고통은 심각한 문제다.

반려동물이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다. 반려동물이 배우자, 친구, 손자의 역할을 해줘 사회성을 높여주고, 근심을 덜어주고 스트레스를 완충하거나 해소해주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도하여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노인의 관계 연구 중 고전으로 간주되는 것은 1975년 영국의 머그포드 등이 75∼81세 노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 집단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다른 집단에는 새와 화분을 준 후 변화를 관찰한 결과 새와 화분을 준 집단의 사회성이 증가됐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는 영국에서 많이 이뤄졌는데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반려동물과 친밀한 노인들이 배우자와의 관계도 좋고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와 동행한 노인들은 대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노인수용시설에서 반려동물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을 비교한 결과, 없는 집단에서는 대화가 적고 주로 과거 이야기를 하는 반면, 있는 집단에서는 대화도 많아지고 대화의 내용도 현재와 미래에 관한 것이 많았다고 한다.

실험적 연구에 의하면,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도 친구보다는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때 스트레스가 더 감소됐다고 한다. 노인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에 방문하는 횟수도 반려동물 소유자가 적었다고 한다. 이는 반려동물 소유자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도 않지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해소하는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반려동물을 선택해 생활한다면 보다 건강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것으로, 또 하나의 축복이 될 수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