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포털선 주요 검색어 점령

전문가들 “北이 中 때린 셈
中의 對北인식 더 악화할것”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 관리가 중요한 시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김정남 암살사건이 발생하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암살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갑자기 한 대 때린 셈이라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카오의 군사평론가인 안토니 웡 동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암살은 북한이 갑자기 중국을 ‘한 대 때린 것(land a blow)’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북·중 관계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사건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위엔화(石源華) 상하이 푸단(復旦) 교수는 “북한 지도부가 중국에 대해 유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북한은 중국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정남 피살 사건은 SNS와 인터넷에서 연일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지만 관영 매체들은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초기 일부 해설성 기사들은 삭제되기도 했으며 런민르바오(人民日報) 등 관영 매체의 지면에는 관련 소식이 다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국영 통신사이자 제1 관영 매체인 신화(新華)통신은 16일 아침까지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분야 전문가는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면서 “평양에서 반응이 나왔을 때 신화통신 평양 특파원발로 반응은 전할 것 같다”고 논평했다. 관영매체가 조용한 것과 달리,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김정남 피살사건이 주요 검색어를 점령했다. 그러나 실제 포털 사이트 뉴스 화면 메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점도 아직 중국이 북·중 관계와 상황의 민감성을 고려해 일단 어느 정도 보도 통제와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말레이시아 당국에서 조사 중”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정남의 처와 자녀들이 마카오에서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한다”고 답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