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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릴 前 美국무부 동북아국장

“암살, 태영호 등 입막기 차원”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국장 출신의 존 메릴(73·사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방문연구원은 15일 북한의 김정남 암살에 대해 “태영호 전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 등 고위급 망명 인사의 입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메릴 연구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번 암살로 남한의 망명인사를 활용한 반북 캠페인을 막을 수 있고,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남북관계에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동시에 메릴 연구원은 이번 암살을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화된 상태인 점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메릴 연구원은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의 권력에 대해 이제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는 상태에 달한 것 같다”면서 “현재 북한 내부에서 권력투쟁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메릴 연구원은 김정남 암살 이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테러는 민간인을 상대로 하는 무차별적 공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번 암살이 테러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또 메릴 연구원은 이번 암살과 지난 12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가 맞물리면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정책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메릴 연구원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도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이 됐다”면서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까지 감안하면 북한 붕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강하게 다루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햄버거 회담’도 언급한 만큼 180도 방향 전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메릴 연구원은 강조했다. 메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대북정책에서 훨씬 유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